패러사이트 자녀와 뱀파이어 부모의 등장

 

가족의 모습이 변화하고 있다. 농경사회에는 할아버지-할머니,아버지-어머니, 아들-딸 3대가 한집에 거주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산업사회에서는 아버지-어머니, 아들-딸이 한 가

족을 이루는 모습이 일반적이었다. 이른바 핵가족의 출현이다.

다만 자녀가 독립할 시기가 되면 부모와 떨어져 자신만의 새 가정을 꾸리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아들은 결혼후에도 부모를 모시고 사는 과도기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가족은 어떠한 모습일까? ‘부모-자녀’ 형태의 핵가족 모습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결혼 후 부모를 모시려는 자녀는 확연히 줄었지만 다른 형태로 부모와 함께 동거하길 원하는 자녀는 늘고 있다. 외형적인 가족의 모습은 그대로이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는 세포분열이 일고 있다. 가족 구성원은 동일하지만 그들의 역할과 관계는 과거와 다르다. 고령화라는 사

회적 현상 외에 저성장, 경제불안, 청년실업, 만혼 등의 여러 가지 사회 현상들이 겹쳐지면서 가족의 형태가 다양화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2018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대학교를 졸업하면 취직을 하고, 20대 중반의 나이가 되면 결혼해 부모로부터 독립했다. 하지만 지금의 자녀들은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혹은 독립할 나이를 훌쩍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경제력 아래에 남아있길 원한다. 일본의 사회학자 야마다 마사히로는 이러한 자녀들을 ‘패러사이트 싱글’이라 분류하고 “패러사이트 싱글은 아무거리낌 없이 부모 집에서 방 하나를 차지한 채, 자기가 번돈은 데이트와 해외여행을 하는데 사용한다”고 표현했다.

부유한 부모 밑에서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는 패러사이트 싱글은 결혼을 통해 나름대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오히려 결혼 후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부족한 생활을 하게 된다면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윤택한 솔로 생활을 계속 고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결혼 후 독립한 자녀가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는 ‘재결합 가정’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맞벌이 가정이 늘며 자녀 양육이 젊은 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결혼 후 독립했다가 자녀 출산 후 다시 부모의 집으로 들어가는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다. 특히 시부모보다는 좀더 편안하게 자식을 맡길 수 있는 친정부모를 선호하면서 ‘친정살이’ 가정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부모가 자녀의 삶에 많은 부분을 개입하는 가정이 증가하면서 부모가 자녀의 집에 들어가 살거나, 자녀가 부모 가까이 살도록 하는 가족 형태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야마다 마사히로는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부모가 자녀의 성장에 자신이 공헌했다는 것을 무기로 자녀의 피를 빨아 먹으면서 자신만 점점 젊고 건강해지는 ‘뱀파이어 부모’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들 뱀파이어 부모는,자녀의 진학부터 관여하기 시작해, 자녀가 취업한 이후에는 부모가 자녀의 월급을 관리하고, 자녀의 결혼에도 적극 나서 부모가 원하는 상대자를 찾는다. 자녀가 결혼한

이후에도 생활비를 얻어쓰고, 인근에 자녀가 거주하도록한 후 지속적으로 자녀의 희생을 강요한다.

 

마지막으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1인가구의 증가이다.

결혼을 미루고 홀로 사는 독신 여성과 남성의 증가, 배우자와 사별하거나 이혼해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의 증가 등으로 1인가구의 수는 점점 늘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은 65세 이상 노인이 홀로 사는 독거노인 가구의 경우, 2010년 총 가구 구성비의 6.0%를 차지했고, 20년 후에는 10가구 중 1가구(11.8%)이상이 독거노인 가구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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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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